친구 미야가 미국에 다녀왔다.
미국에 있는 친구도 볼겸, 그리고 선을 빙자한 해외에서의 블라인드 미팅이라고나 할까.
L.A 에 있는 결혼한 친구네에서 머물다가
동부에서 살고 있는 그 남자네 에서 2-3일 정도 머물렀다고 한다.
그 남자와는 미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소개로 알게되었고
서로 만날길이 없으니 먼저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교환하는 등
그런 절차를 거쳐 어느정도 친해진 모양이었다.
그야말로 국경을 초월한 인터넷을 통한 원거리 소개팅과 작업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 남자는 오랜 미국생활로 한국이 몹시도 그리운 상태였고
현재로선 미국에서 5년은 더 있어야 하는데 결혼도 몹시 하고픈 상태였다고 한다.
외국 여자에게선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고, 나이는 들고 몸과 마음은 외롭기만 한 모양이었다.
미야 역시
결혼해서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아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지긋지긋한 방송일을 접고 이국의 정취속에서 푹 쉬고 싶단 생각도 종종 했더랬다.
이리하여 두 사람의 온라인 상의 만남은 소개를 받은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급물살을 타고
오프라인의 만남으로 성사되었고 미국에서의 그 둘의 짧은 만남은 이루어졌다.
미야도 큰 각오를 했다.
남자는 호텔을 잡아주겠다며 걱정말고 오라고는 했다지만
혹시 그의 집에 머물게 될지도 모르니 만리장성을을 쌓을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굳이 "절대 절대 안돼!"는 아니라는 맘으로
혹시라도 땡기면(?) 그럴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가졌더랬다. (그녀도 너무 굶었잖아!!)
그리하여 미국 동부에서 만난 그들.
대략 그들의 아름다운 상경~
그리고 남자는 미야가 상당히 맘에 들었는지 만난지 두시간만에 결혼하자는 말이 나오고...
미야는 뭐 일단 답을 회피했다. (두 시간만에 어떻게 결혼을 결정하냐고! )
뭐 암튼 그 남자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그는 미야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 가이드를 했기에
미야도 그가 괜찮게 느껴졌단다.
그래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첫날밤을 보냈고 (호텔은 개뿔~ㅡ.ㅡ;)
그렇게 그 남자의 물꼬(?)가 터졌더랬다.
그렇게 같이 자고났더니 그 남자는 이제 미야의 몸에서 손을 뗄줄 모르더라는 것이다.
왠만하면 그냥 글기면서 넘어가겟는데 이건 정도가 좀 심하다 싶어
한소리 팩했더니 금세 그 남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단다.
그리곤 삐져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더란다.
피곤하다, 운전도 못하겠다, 너때문에 일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어쩌구...
서로 삐걱대기 시작하니 어느정도 통하던 것 같던 대화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그 남자의 요지는
이곳까지 와서 나와 함께 잘 정도라면 결혼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느냐.
나는 결혼할 여자가 나를 좀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
내가 먹고 싶다는거 해주고 내가 자고 싶다면 즐겁게 자고 (보채는 섹스는 싫단다. 누군 좋아?)
나는 결혼하면 한 눈도 안팔고 돈도 꽤 잘 벌어다 줄거고 암튼 잘해줄 놈이다.
내가 잘해주겠다는데 고맙게 여기고 같이 잘해주면 안되겠나.
같은 학교에 있는 결혼한 자기 친구는 와이프가 아침에 나갈때 옷은 물론 양말까지 꺼내주는데
그 친구는 집안 살림이 어디있는지 하나도 모르고 (자기는 자기 손으로 다하는데)
아내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챙겨주는 모습이 그리 부럽단다.
물론 그 친구도 성실100%의 믿음직하고 능력있는 남자다. ( 받을 자격이 있다는 뜻인가?)
내가 너한테 잘해주겠다는데 너두 좀 그렇게 안되겠니? 였단다.
미야는 그 남자와의 대화에서 다른 남자에게서는 못느꼈던 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그가 이야기하는 내내
그가 원하는 것만 이야기한다는 사실이었다.
도중에 한번이라도 '니가 원하는 남편은 어떤 사람이냐고' 한번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대가 뭘 원하는지도 모른채 그저 잘해줄거라고 하는게 어이 없었던다.
나는 목이 마른데, 물이 먹고 싶은데 계속 밥을 주면서
난 정말 착하지 않아? 이렇게 밥도 많이 주잖아! 뭐가 문제야! 라고 말할 사람이었다.
결국 미야는 단 3일동안에 그의 너무나 다정했던 모습과 삐져서 쪼잔하게 굴던 모습,
그리고 꽉 막힌 모습을 버라이어티하게 느끼다가
"이건 아니잖아~"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올땐 그가 삐져서 배웅은 커녕, 그는 공항주차장까지 와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미야 홀로 주차장에서 게이트까지 무거운 짐을 끌고 들어가게 만드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온 미야를 만나 그간의 일들을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녀는 말했다.
" 그 사람은 조건적으로 볼땐 딱히 나무랄덴 없는 사람 같았어.
그런데 뭐랄까. 그 사람이 찾는 건 아내라기 보단 섹스를 할 수 있는 엄마를 찾는것 같았어.
자기를 성가시게 하지 않고, 편하게 해주고, 무조건 해달라는건 다 해주는 엄마.
그러면서 섹스는 할 수 있는 그런...
게다가 나 남자 소개받으면서 내 일, 방송에 대해 하나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남자는 첨봤어.
일을 궁금해하는 질문이 귀찮을때가 많았지만 너무 관심없는 것도 이상하더라.
물어보니 어차피 자기랑 결혼하면 관둘거지 않느냐고 하더라. ㅡ.ㅡ;;;
그러니까 이사람이 내가 좋아서 결혼하자는 건지 단지 결혼이 급한건지 헷갈리더라"
우리들은 " 그 남자가 이상한 놈이야. 빨리 그 본성을 안게 다행이라 생각해"
라며 이 에피소드를 웃고 넘겼지만 모두 다시 진지해졌다.
그리곤. "근데, 어쩌면 우리도 모두 결혼 상대로 섹스를 할수 있는 아빠를 찾는건 아닐까?"
라며 자기반성(?)을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좋은 남자>을 찾고만 있지 내가 <좋은 여자>인지는 의심하지 않잖아?
나는 과연 남자에게 <좋은 여자>일까?
따뜻하고 너그럽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지헤로운 그리고 섹시하기까지한 그런 여자인걸까?
아, 나도 정말 한없이 나를 품어줄 사람만을 기다리고 있는 어리광쟁이인건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에전엔 쉽게 남에게 돌리던 비난의 화살을 이젠 나에게도 어느정도 겨누게 된다는 점이다.
먼저 내가 <좋은 여자>가 되기 위해 노력 좀 해야겠다.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