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본질적으로 외로움과 함께 있다.
자유를 얻는 대신 외로움을 맛보도록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쓸쓸함을 얼버무릴게 아니라
쓸쓸함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워 질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쓸쓸하니까 형편없는 사람과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부랴부랴 애인을 찾는 것은
정신과 몸, 얼굴이 아름답지 않은 사람들의 몫이 되어버렸다.
쓸쓸하다고 단순히 연애에 의지하려고 하면 수난은 계속된다.
그러지 않으려면 재미있는 일을 갖는 것뿐이다. 취미가 아니라 일.
진실한 연애는 홀로서기를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자립하지 못한 사람은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기대려고 하는 것이다.
이제 명백한 개인의 시대가 왔다.
개인의 시대란 연애라든가 결혼 이전에
자기 자신을 확립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다.
개인을 확립한다는 것은
자기 인생을 경제적으로 지탱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정신적인 자립은 경제적인 자립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립한 사람들이 선호된다.
바보 같은 사람은 아무도 상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바보 같은 사람이란 학교 성적이 나쁘다거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교양이 없고, 취미도 없고, 얘기도 지루하고,
음악이나 문학에도 문외한이고, 호기심도 없는
정신이 늙은 사람을 뜻한다.
연애에서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단 하나 역설적이면서도 유효한 대답,
그것은 연애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는 것이다.
연애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충실한 인생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대답이 될 것이다.
연애에 속았다는 것은 독신인줄 알았는데 유부남이었다거나
의사인줄 알았는데 호스트였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방이 자립한 인간이 아닌 것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립하지 못한 사람은 상대에게 의존한다.
의존을 당하게 되면 자존심이 부추겨지고,
이 사람은 내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어 처음엔 꽤 기분이 좋다.
그러나, 자립하지 못한 인간은 기본적으로 관계성을 맺을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은 파탄을 맞이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편했다.
남자라면 대기업이나 관청에,
여자라면 대기업이나 관청에서 일하는 남자에게
각각 비호 받으면 되었다. 태평세월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자기가 자신의 존재양식을 결정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고
기본적으로는 좋은 시대이지만 귀찮은 일이 늘었고,
공부나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금방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다.
개인으로 사는 시대가 반드시 행복한 시대는 아니지만
시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가운데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이다.
무라카미 류 <사랑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