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되어 고등학교때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물론 고등학교 이후 첨 만나는 것은 아니고 몇년 전까지 간간히 만나던 친구였는데
어쩌다 소식이 끊겨 못 보고 지내다가 우연히 연락이 닿아 만날 약속을 잡았다.
대형 마트에서 일단 만나기로 약속을 해서
그녀를 기다리면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악세사리 가게 앞에 서게되었다.
귀찮아서 귀걸이를 안하고 다닌지 꽤 오래되었는데
문득 < 어, 이러다가 귀 뚫은 구멍 막히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생각난 김에 하나 사서 껴야겠다고 결심, 뭘 살까 두리번 거리는데
요즘 유행은 비즈장식이 많은 인도풍, 히피풍 귀걸이라 그런것들이 많았다
워낙 길게 달랑거리는 귀걸이는 하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왠지 그냥 하나쯤 사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귀에 대보니 어째 영 어색한것 같아 차라리 14K를 사는게 나은듯 싶어
(무슨 미친 맘이 들었는지) 번쩍번쩍하고 장식도 많이 들어간 것을 집어들고
좀 부담스러운듯도 했지만 그냥 사버렸다.
그리곤 혼자 의자에 앉아서 거울도 안보고 귀걸이를 달았다.
화장실가서 괜찮은지 한번 확인을 할까하는데 마침 친구가 왔고
반가운 마음에 소리를 지르며 호들갑을 떨다가 거울 확인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리곤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 간만에 밀린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커피숍에서 계산을 하고 나오며 깜박 거스름돈을 잊고 그냥 나서는데
주인 언니가 급히 나를 불렀다.
< 어머, 이모! 거스름 돈 가져 가야죠~>
이모??? 지금 나 부른 거 맞어??
<손님>도 아니고 <아가씨>도 아니고 이모라니...???!!!
예전에 아는 선배언니가 한 말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목욕탕에 가서 때밀이 아줌마에게 때밀이를 부탁했는데
예전에는 그 아줌마들이 <아가씨> 라면서 밀어줬는데
나이를 점점 먹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이모, 다됐어요~~> 하더란다.
그 이모의 의미는 아가씬지 아줌만지 애매할때 기분 상하지 않게 적당히 부를수 있는 호칭인듯 싶다나...!!!
헐...나 벌써 그렇게 보이는 거야?? ㅜ.ㅜ
조금은 우울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와 현관앞의 거울을 본 순간!
헉!!! 내 눈을 압박하는 번쩍이는 부담스런 귀걸이!!!
게다가 귀걸이의 크기도 어중간하고 촌스럽기 그지 없잖아~~!!!
나, 이꼴로 거리를 활보하고 돌아다닌거야?
고분 벽화, 신라 국보 박물관이 따로 없구나 ㅠ.ㅠ
오랜만에 만난 친구, 맘속으로 얘 왜 일케됐어 했겠구나...(착해서 암말도 못했겠지)
커피숍 언니, 이모라고 부를만하네...
이래서 충동 구맨안돼.... ㅜ.ㅜ
물론 귀걸이와 상관없이 이모스러워 보일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 <이모>라는 호칭은 이 촌스런 귀걸이 때문이라고 믿는다 >.<
암..그럴거야... 물론이지....
물론 이런 모양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어색했다.
선화공주님이나 하면 이쁘려나?